실제로는 안압이 정상임에도 녹내장에 걸릴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녹내장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계실 텐데요. 녹내장이란 시신경이 망가지며 시야장애가 생기는, 망막신경총 세포를 포함해 시신경에 생기는 질환을 총칭합니다. 치료하지 않을 시에는 영구적으로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서운 병이기도 합니다. 대개 안압이 올라가서 발생하는 안질환이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실제로는 안압이 정상임에도 녹내장에 걸릴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정상 안압 녹내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정상 안압 녹내장의 정의와 발생원인
정상 안압 녹내장이란 말 그대로 안압은 정상인 녹내장을 말합니다. 주로 녹내장은 안압이 올라가서 발생하는 안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 녹내장의 대부분은 정상 안압 녹내장입니다. 왜 그럴까요? 보통 녹내장은 안압이 올라 우리 눈에 있는 시신경을 눌러, 서서히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을 말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마다 시신경이 죽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안압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에겐 멀쩡한 안압임에도 불구하고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주량이 달라 소주 한 병이 누군가에겐 적정량, 또다른 누군가에겐 치사량인 것과 같은 이치이죠.
정상 안압 녹내장이 위험한 이유
동북아시아,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에는 정상 안압 녹내장이 많습니다. 정상 안압 녹내장이 유전적 영향을 받기 때문인데요. 안압 검사 만으로 녹내장을 알아채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녹내장 확인을 위해선 안저 촬영검사를 추가로 실시하거나, 40세 이상이고 한번도 안과 검사를 받아본 적 없는 경우는 안과를 내원해 녹내장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상 안압 녹내장은 또한 전신 질환, 다른 여러 신체 질환과의 연관성이 높습니다. 편두통이나 갑상선 질환, 고혈압, 당뇨, 여러 대사증후군 및 심혈관계 질환, 자가면역질환 등과의 연관성 때문에 해당되시는 분들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고도근시가 있는 2-30대의 녹내장 위험
고도근시가 있는 경우에, 눈이 앞뒤로 길어지게 됩니다. 이 때 시신경을 지지하는 공막이나 사상판 같은 구조물들이 얇아지고 약해지며, 시신경이 당겨지고 뒤틀려 손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등도 이상의 근시가 있을 때 녹내장이 2-3배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따라서 고도근시가 있는 경우에는 20대라도 녹내장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20-30대 녹내장 환자의 상당 수는 시력교정수술을 받으러 안과에 갔다가 녹내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정상 안압 녹내장의 치료방법
정상 안압 녹내장에서는, 안압이 정상이더라도 안압을 낮춰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은 물론, 과거 안과의사들 마저도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에게는 안압 하강 녹내장 안약을 처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 연구에서 정상안압 녹내장이라고 하더라도 본인의 원래 안압인 기저 안압보다 20~30% 정도 떨어뜨리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장기적인 녹내장 진행 과정에서 안압 하강 안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들도 안압을 떨어뜨리는 녹내장 안약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타 신체 질환과 연관성이 많은 정상안압 녹내장의 경우, 기저 질환에 대한 관리도 필수적인데요. 특히 고혈압이 있는 환자의 경우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을 복용하시는데, 이때 혈압을 너무 많이 떨어뜨리는 것은 녹내장에 좋지 않습니다. 시신경유두의 혈류 순환도 중요한데 혈압이 떨어지면 말초 기관인 눈의 혈류량이 감소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절히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이 필요하고, 내과 전문의에게도 녹내장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녹내장은 ‘소리 없는 시력도둑’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요. 단순한 안압 검사로 발견하기도 힘들고 한 번 발생하면 예전 상태로 돌이키는 게 어렵기 때문에, 평소에 눈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