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증 치료, 과일로 가능하다고?
어느 날 갑자기 눈 앞에 이물질이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비문증을 의심해 보실 수 있습니다. 먼지나 벌레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다른 이름으로는 ‘날파리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비문증은 사람에 따라서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눈 앞을 떠다니는 작은 조각들의 개수가 사람마다 다르고, 흰 색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검은 색으로 보인다고 말하는 사름도 있습니다. 이런 비문증은 시선을 바꿀 때에도 따라서 움직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비문증은 노화가 가지고 오는 다양한 신체 변화 중 하나!
비문증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입니다. 안구 구조를 살펴보면 눈의 모양을 둥글게 유지하고 망막을 제자리에 고정시킬 수 있도록 유리체라는 젤 형태의 물질이 내부를 채우고 있습니다. 유리체는 콜라겐과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서 유리체 또한 노화하게 됩니다. 유리체가 노화하면 콜라겐과 수분이 분리되는 액화 현상이 발생하면서 수축합니다.
유리체 액화 현상으로 인해 내부에 빈 공간이 생기게 되고, 이 빈 공간에 콜라겐으로 이루어진 덩어리가 부유하면서 그림자가 발생합니다. 이 그림자가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을 방해하면서 눈 앞에 벌레나 먼지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비문증이 발생하면 눈 앞에 지속적으로 부유물이 떠다니기 때문에 생활을 하면서 불편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만큼 별도의 조치를 취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전에는 비문증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진행하기도 하였으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오히려 수술이 안구에 스트레스를 주고, 망막박리를 유발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오직 비문증 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눈수술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비문증 치료가 불가능하다면, 불편을 참고 견뎌야 할까?
2019년 미국 안과 저널에 실린 대만 안과의사들의 실험 논문에 의하면 파인애플이 비문증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파인애플에는 브로멜라인이라는 단백질 분해 요소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중남미에서는 오래 전부터 파인애플의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 항염증 효과를 보기도 했고, 우리나라에서도 파인애플을 이용해 고기의 연육작용을 유발하거나, 과식 후 소화제 대용으로 파인애플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대만 안과의사들 또한 파인애플이 가지는 단백질 분해 요소에 집중하였습니다. 실험은 두 가지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실험은 먼저 비문증이 하나만 보이는 그룹과 두 개 이상이 보이는 그룹으로 나누어 동일한 양의 파인애플을 3개월간 복용하게 한 실험입니다.
비문증이 하나만 보였던 그룹은 파인애플을 먹기 전과 비교했을 때 29.2%만이 비문증이 남았다고 대답하였으며, 비문증이 두개 이상 보이는 그룹은 27.1%만 비문증이 남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비문증 치료에 효과적인 파인애플, 많이 먹을수록 좋을까?
보다 더 정확한 결과를 알기 위해서 대만 안과의사들은 두 번째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두 번째 실험은 과연 파인애플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먹는 것과 비례하여 비문증이 사라질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진행되었습니다.
실험군을 총 셋으로 나누어 첫 번째 그룹은 하루에 파인애플을 1조각 섭취, 두 번째 그룹은 2조각 섭취, 세 번째 그룹은 3조각을 섭취하도록 했습니다.
3개월 후 확인해보니 파인애플을 1조각 먹은 그룹보다 2조각 먹은 그룹에서 비문증이 없어지는 효과가 더욱 컸으며, 2조각을 먹은 그룹보다 3조각을 먹은 그룹에서 더 좋은 효과가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 실험을 통해서 파인애플에 함유된 브로멜라인 성분이 우리 눈 속에 생성된 비정상적인 단백질 덩어리, 즉 비문증을 없애는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를 도출한 것입니다.
물론 해당 논문은 소규모로 이루어진 파일럿 단계의 연구이며, 대조군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파인애플에 함유된 브로멜라인 성분이 어떻게 눈까지 전달이 되고, 어떤 원리로 비문을 없애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비문증의 경우 별도의 치료 방법이 존재하지 않고, 저절로 증상이 완화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질환인 만큼 증상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면 한 번 정도 시도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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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 안과전문의는 연세대학교 의대 졸업 후 연세대학교 산하 세브란스 병원에서 망막 임상 강사로 재직했습니다. 현재는 비앤빛 안과의 원장으로 망막 전문 진료와 레이저 시력교정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