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이 있어도 백내장 수술이 가능할지에 대해 알아봅시다.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더불어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가 바로 녹내장입니다. 녹내장 환자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는데, 과연 녹내장 환자도 백내장 수술이 가능할까요? 실제 안과전문의들이 녹내장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고 하는데요. 오늘 굿라이프 아이조아 44화에 출연하신 강은민 안과전문의와 함께 녹내장 환자도 백내장 수술이 가능한지, 또 백내장 수술이 녹내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백내장과 녹내장
이름이 비슷해서 두 질환을 헷갈리실 수도 있는데, 사실은 완전히 다른 질환입니다. 우리 눈에는 원거리와 근거리의 초점을 맞춰 보도록 하는 조절능력이 있습니다. 그 조절 능력을 담당하는 수정체에 혼탁이 오는 질환을 백내장이라고 합니다. 반면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차 감소하면서 주변부 시야부터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이렇듯 질병이 발생하는 해부학적 위치가 아예 다르다는 점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백내장은 수정체, 녹내장은 시신경에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녹내장 환자가 충분히 백내장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두 질환 모두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발병률이 높아지는 질환이라, 백내장을 진단 받으면서 함께 녹내장이 발견 되기도 합니다. 녹내장이 있어도 백내장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덜어두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백내장 수술이 녹내장에 미치는 영향
많이들 백내장 수술이 녹내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걱정하시는데요. 오히려 백내장 수술은 녹내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입니다. 백내장 수술을 하시게 되면 안압이 평소보다 떨어지는데요. 녹내장 치료의 핵심이 안압을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백내장 수술이 녹내장 치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백내장 수술과 안압
백내장 수술이 안압을 떨어뜨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의 수정체는 나이가 들며 뚱뚱하고 딱딱해지게 되는데요. 이는 나무가 자라면서 나이테가 생기고 부피가 커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뚱뚱해진 수정체는 수정체 앞의 홍채를 밀어 올리고, 홍채 앞의 각막과 홍채의 사이 공간인 전방이 좁아지게 됩니다. 우리 눈의 안압은 전방각으로 빠져나가는데 전방이 좁아지다 보니 안압이 빠져나갈 길이 없어 안압 상승의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백내장 수술 과정은 뚱뚱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얇은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게 되기 때문에 눈 속의 공간이 넓어지며 안압 감소 효과를 보입니다. 이러한 효과 덕에 폐쇄각 녹내장 환자의 경우엔 폐쇄각 녹내장 치료 목적으로 백내장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녹내장 환자가 백내장 수술 받을 때 주의할 사항
녹내장이 있으신 분들은 백내장 수술을 하실 때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우선 백내장 수술에 필요한 인공수정체의 종류를 선택하는 데에 제한이 있습니다. 녹내장 환자의 녹내장 경중도나 의심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녹내장이 있을 때 백내장 수술에서 다초점 렌즈는 선택할 수 없습니다. 다초점 렌즈는 빛을 나눠 쓰는 원리이기 때문에 녹내장으로 시신경이 약해져 있을 때엔 근, 원거리가 다 어둡게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프로스타글란딘 제제 안약 사용 시에는 수술 전후에 끊으셔야 하는데요. 백내장 수술 후에는 자연스럽게 염증이 생기는데, 이 프로스타글란딘 제제 안약이 정상적인 염증 반응을 과도하게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시야가 거의 손상된 말기 녹내장의 경우 백내장 수술을 신중하게 고려하셔야 합니다. 백내장 수술 시 자극이 가해졌을 경우에 얼마 남지 않은 시야가 꺼져버릴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 집도의와의 상의 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녹내장이 있는 경우 백내장 수술이 가능한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기본적으로 백내장 수술이 가능하고,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걱정의 일부는 내려놓으실 수 있을 것 같은 데요. 그만큼 녹내장 환자의 백내장 수술에는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는 점도 놓치지 마시고, 정밀검진과 의료진 상담을 통해 최선의 결정 내리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굿라이프 아이조아 44화 링크: https://youtu.be/pLrltnDfMj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