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검사 시에 산동제를 넣는 이유에 대해 알아봅시다.
몸 안에 이상이 생기면 X레이나 CT 등을 통해 우리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 몸 안을 촬영하는 정밀검사를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눈 안쪽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어떤 검사가 필요할까요?
안과에서도 눈 안쪽을 촬영하는 검사가 있는데 이를 ‘안저검사’라고 합니다. 이 검사는 눈동자 한가운데 검게 보이는 빈 공간인 동공을 통해 망막과 혈관, 시신경유두, 맥락막 등 눈 안쪽의 상태를 촬영하는 것으로 이 검사를 통해 여러가지 안질환을 진단하거나 진행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 동공의 크기가 작으면 촬영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져 정확한 검사가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산동을 하게 됩니다.
산동이란?
홍채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동공은 망막에 전달되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자율신경계에 의해 움직입니다. 긴장하거나 놀랐을 때와 같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동공확대근이 자극받아 동공이 커지고, 졸리거나 긴장이 완화되었을 때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동공조임근이 자극받아 동공이 수축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눈 안쪽을 촬영하는 안저검사를 진행하려면 동공의 크기가 확대된 상태에서 촬영하는 것이 넓은 범위를 촬영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에 약물을 사용하여 의도적으로 동공의 크기를 키우게 되고 이를 ‘산동’이라고 합니다.
검사 목적의 산동제
안과에서는 산동을 시키기 위해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안약을 사용하는데 이를 ‘산동제’라고 합니다. 이 산동제를 눈에 투여하면 약 20~30분 후 동공이 커지며 검사 시 눈 안쪽을 넓게 촬영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망막 중심부와 그 주변은 산동하지 않으면 제대로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에 눈 안쪽을 정확하게 관찰하기 위해서는 산동이 필요합니다.
산동은 의도적으로 동공의 크기를 확대한 것이기 때문에 눈이 부시고 흐릿하게 보이는 불편함이 생깁니다. 그래서 안과에서는 산동제를 사용한 검사를 진행한 후 아직 산동 효과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격한 운동이나 운전 등 시각적 주의가 필요한 행동들에 유의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산동제가 지속되는 시간은 2-10시간으로 개인마다/산동제의 종류마다 차이가 있으나 후유증을 남기지는 않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치료 목적의 산동제
산동제는 검사 외에 치료 목적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산동제가 사용되는 질환에는 홍채염이 있습니다. 앞포도막염이라고도 불리는 홍채염은 안구외상, 면역 이상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동공 주변 충혈, 안구통증, 눈부심 등의 증상을 동반합니다. 그런데 홍채는 계속 그 크기가 조절되면서 움직이기 때문에 염증이 치료되는 동안 홍채의 움직임을 제한할 수 있도록 산동 유지 시간이 긴 산동제를 투여하는 것입니다.